스토킹범죄의 지속성과 반복성
스토킹행위가 서로 이어져 있어야 스토킹범죄의 반복이 인정됩니다.
"같은 사람이 저를 두 번 따라왔는데, 스토킹범죄로 처벌할 수 있나요?" 스토킹 피해를 입어 상담하시는 분도, 스토킹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된 분도 자주 하시는 질문입니다. 올해 4월 대법원은 스토킹범죄의 요건인 스토킹행위의 '지속'과 '반복'을 어떻게 판단할지 기준을 밝혔습니다(대법원 2026. 4. 16. 선고 2026도2108 판결).
사건의 경위
피고인(스토킹범죄 등으로 기소된 사람)은 2024. 3. 31. 오후 피고인 소유의 승합차를 운전하던 중 우연히 피해자가 운전하는 차량을 발견하고, 피해자의 차량을 약 3km 거리에 걸쳐 약 10분간 따라다녔습니다(제1 행위).
제1 행위로부터 약 2개월 반이 지난 2024. 6. 11. 오후, 피고인은 공동피고인(제2 행위 때 승합차를 운전한 사람)이 운전하는 피고인 소유의 승합차 조수석에 타고 가다가 피해자를 발견하였습니다. 피고인은 불법유턴의 방법으로 차량의 방향을 돌려, 피고인 소유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피해자의 모습 등을 촬영하는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접근하였습니다(제2 행위).
검사가 피고인을 스토킹범죄로 기소한 공소사실 가운데 원심이 유죄로 판단한 것이 제1, 2 행위입니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1. "스토킹행위"란 상대방의 의사에 반(反)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나. 상대방등의 주거, 직장, 학교, 그 밖에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이하 "주거등"이라 한다)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2. "스토킹범죄"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 제18조 제1항에 따라,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스토킹처벌법은 2026. 9. 29. 개정되었으나 제2조와 제18조의 문언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원심의 판단 — 제1, 2 행위를 묶어 스토킹범죄로 인정
원심인 창원지방법원은 피고인(스토킹범죄 등으로 기소된 사람)의 제1, 2 행위가 피해자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킨 것으로서 스토킹범죄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의 스토킹처벌법 위반 부분을 유죄로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 지속성도 반복성도 증명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스토킹범죄의 요건인 '지속적'과 '반복적'의 뜻을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이때 ‘지속적’이란 특정한 행위가 1회만 이루어진 경우에도 상당한 시간 동안 계속되어 그 자체로 상대방의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를, ‘반복적’이란 특정한 행위가 2회 이상 이루어진 경우로 각 행위 상호 간에 시간적 근접성과 장소적 연관성,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 등이 인정되는 밀접한 관계가 있어 전체적으로 상대방의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일련의 반복적인 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대법원은 피고인(스토킹범죄 등으로 기소된 사람)의 제1 행위는 약 10분, 제2 행위는 약 6분간 계속된 행위에 불과하여 '지속성'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또 제1 행위와 제2 행위 사이에 약 2개월 이상의 시간적 간격이 있는 점, 두 행위 사이의 기간에 피고인이 다른 스토킹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되지 않은 점, 제1, 2 행위 모두 피고인이 우연히 피해자를 발견하여 피해자에게 접근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들어, 피고인의 제1, 2 행위는 "일회성 내지 비연속적인 단발성 행위가 2개월 반가량의 시간적 간격을 두고 2회에 걸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반복성'도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공동피고인(제2 행위 때 승합차를 운전한 사람)이 방조 혐의로 기소된 부분도 피고인의 스토킹범죄 부분과 같은 파기 이유가 있다고 보아 함께 파기하였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모욕·공동상해 부분과 공동피고인의 공동상해 부분에 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파기되는 부분과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여러 죄) 관계에 있어 원심이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기 때문에 피고인과 공동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하였습니다. 대법원 판결로 피고인의 무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며, 최종 결론은 창원지방법원이 환송 후 다시 심리하여 내리게 됩니다.
무엇을 알아 두어야 할까
대법원은 스토킹범죄의 '반복'을 횟수만이 아니라 각 행위가 서로 이어져 있는지를 따져 판단하였습니다. 스토킹행위가 두 번 이상 있었더라도 각 행위 사이의 시간적 근접성, 장소적 연관성, 범의(범행의 의도)의 단일성과 계속성을 따져 하나의 일련의 행위로 볼 수 있어야 '반복'이 인정된다는 것이 2026도2108 판결의 요지입니다.
스토킹행위가 짧은 기간에 여러 차례 이어졌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2025도36 사건의 피고인은 10여 일 동안 6차례에 걸쳐 2025도36 사건의 피해자를 몰래 따라다니면서 피해자의 모습을 지켜보거나 피해자를 기다렸고, 일부 행위는 24시간 이상 이어졌습니다. 2025도36 사건의 원심은 2025도36 사건의 피해자가 행위 당시 따라다니거나 지켜보는 행위를 알지 못하였더라도, 일련의 스토킹행위가 지속되거나 반복된 이상 스토킹범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고,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대법원 2025. 10. 30. 선고 2025도36 판결). 2025도36 사건에는 2023. 7. 11. 개정 전의 스토킹처벌법이 적용되었으나 '스토킹범죄'의 정의 문언은 현행법과 같습니다.
대법원이 2026도2108 사건의 피해자가 느낀 불안을 가볍게 본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스토킹범죄 등으로 기소된 사람)의 제1, 2 행위를 스토킹행위로 보더라도 지속·반복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고, 각 행위를 별개의 범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는 별도의 문제로 남겨 두었습니다. 스토킹 피해를 입은 분이 스토킹행위가 있을 때마다 날짜와 시각, 장소, 행위가 계속된 시간을 기록해 두시면 지속·반복을 증명하는 자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스토킹 피해로 신고나 보호조치를 고민하고 계시거나 스토킹범죄 혐의로 수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리윤 법률사무소에 상담을 요청하세요.